1. Run The VooDoo Down
2. Traveling Miles
3. Right Here, Right Now
4. Time After Time 
5. When The Sun Goes Down
6. Seven Steps
7. Someday My Prince Will Come
8. Never Broken (ESP)
9. Resurrection Blues (TuTu)
10. Sky and Sea (Blue In Green)
11. Piper
12. VooDoo Reprise
가을의 쓸쓸함을 닮은 목소리...
Cassandra Wilson - Traveling Miles
카산드라 윌슨(Cassandra Wilson)의 목소리를 처음 듣게 된다면, 남성 보컬인지 여성 보컬인지를 확실하게 판단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중성적이고 침울한 느낌이 묻어나는 그녀의 목소리는 듣는 이에게 편안하고 쉬운 느낌을 선사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오히려 흡입력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청자는 압도당하고, 청자의 가슴속에서 뜨거운 뭉클거림을 만들어내게 하는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1955년생인 카산드라 윌슨, 현존하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중에서도 단연 그 선두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데뷔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지만, 데이브 홀랜드, 애비 링컨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에게 사사를 받으며 꾸준한 활동을 하던 중, 블루노트 레이블로 이적하며 1993년 발표한 앨범 'Blue Light 'til Dawn'이 최고의 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 앨범에서 퇴폐적이면서 중성적이고, 암울한 느낌이 짙게 드리워져 있는 그녀의 보컬은 이전 작품들에 상대적으로 많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서 훨씬 더 여유롭고 자유로워 보인다는 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작들의 실패를 만회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과 음악영역을 구축하는 그녀의 시도는 본작 'Traveling Miles'를 통해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Traveling Miles는 앨범 타이틀에서 살필 수 있듯이, 재즈의 거장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에게 바치는 헌정앨범입니다. 이 앨범에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작품이나 공동작품, 그리고 생전에 즐겨 연주했던 곡에 카산드라 윌슨의 자작곡까지 수록되어 있는데요. 마일즈 데이비스는 보컬리스트와의 협연은 그리 많지 않았던터라 보컬리스트인 카산드라 윌슨이 이 앨범을 제작하는 일에는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따랐을 것 같네요. 카산드라 윌슨의 처녀 프로듀싱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어린시절부터 포크락에 심취해 있던 영향 때문인지 카산드라 윌슨의 음악에는 유난히 어쿠스틱 사운드가 많이 배어져 있습니다. 이 앨범에서도 어쿠스틱 기타와 바이얼린 같은 스트링 세션까지 더해져서 그녀의 선굵은 목소리를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며 감싸안아주고 있습니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에 가사를 만들어 붙이고, 원곡에 있던 가사를 개사하면서까지 세심한 표현을 꾀한 점, 그리고 데이브 홀랜드와 팻 메스니가 참여하고 제목까지 'Sky &Sea'로 바꾼 불후의 스탠더드 'Blue in Green' 등에서 느껴지는 탁월한 역량... 전체적으로 카산드라 윌슨이라는 뮤지션의 음악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200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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