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that I was in there...In Concert


  yocello(2005-02-03 14:08:39, Hit : 3661, Vote :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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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Mclaughlin Remember SHAKTI


2005년 2월 1일(일) LG아트센터에서 열렸던 John Mclaughlin의 Remember Shakti 내한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재즈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은 70년대 이후의 재즈사를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독학으로 재즈기타를 마스터한 존 맥러플린은 70년대에 들어서 재즈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마일즈 데이비스와 만나게 되고, 마일즈의 앨범 ‘In a silent way’의 녹음작업을 함께 합니다. 존 맥러플린과의 작업을 매우 흡족해했던 마일즈 데이비스는 본격적인 퓨전 재즈의 태동을 알린 ‘Bitches Brew’에서 ‘Mclaughlin’이란 곡을 헌정하며 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지요.

마일즈와의 작업에서 영감을 얻은 존 맥러플린은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Mahavishun orchestra)라는 밴드를 조직해 그동안 쌓아온 음악적 경험들을 바탕으로, 강렬한 록 스타일부터 섬세하고 정교한 즉흥연주를 보여줬습니다.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는 칙 코리아(Chick Corea)의 Return to Forever와 조 자비눌, 웨인 쇼터, 자코 패스토리우스가 활약한 Weather Report 등과 함께 70년대의 퓨전 재즈를 대표하는 그룹이지요.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의 성공적인 활동 이후, 70년대 중반 이후에 존 맥러플린의 이목은 동양의 철학과 음악으로 옮겨갔습니다. 당시 인도음악의 거장 라비 샹카(Ravi Shankar)라는 사람이 인도문화의 아름다움을 서양세계에 전하고 있었고, 따블라(Tabla, 인도의 전통악기)의 명인 알라 라카하(Alla Rakha)와의 공동작업 등은 젊은 세대에게 신선하고 수준높은 정신세계가 내재된 음악으로 다가갔다고 합니다. 인도음악에 심취한 존 맥러플린은 이 시기에 자키르 후세인(Zakir Hussain, 앞서 얘기한 알라 라카하의 아들)과 라크 쉬미나라야나 샹카르(L. Shankar) 등 인도 음악인들과 함께 샥티(Shakti)라는 그룹을 결성했습니다. 존 맥러플린과 샥티는 서양의 재즈음악과 동양의 인도음악을 물리적인 외형적 결합이 아니라, 인도의 철학과 그 정신이 깃든 음악이 근간이 되어 재즈음악이 안으로 녹아 들어간 화학적 융합을 이뤄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샥티 활동 이후 80년대에 들어서 존 맥러플린은 기타리스트 파코 데 루치아(Paco De Lucia), 알 디 메올라(Al Di Meola, 2004 JVC Jazz Festival에 왔었죠.)와 함께 ‘Saturday Night in San Francisco’라는 앨범과 공연으로 화려한 스패니쉬 기타연주를 선보였습니다. 세 대의 어쿠스틱 기타가 표현해내는 정확하면서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연주는 황홀함마저 느껴지기도 하지요. (1997년에 내한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보다는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작업들에 대해 회고하는 형식의 앨범들을 많이 내놨습니다. 존 콜트레인, 빌 에반스,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 라이프타임 등에 대한 회상과 잔영을 내비치는 앨범들… 휴우~ 존 맥러플린의 음악여정을 글로 정리하는 것은 그 분량이나 표현면에서도 상당히 부족함을 느낍니다. ^^

존 맥러플린의 인도음악과 샥티에 대한 애정은, 1997년에 인도독립 50주년을 기념하여 리멤버 샥티(Remember Shakti)라는 이름으로 70년대 샥티를 재결성하고 지금에까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LG 아트센터의 2005년 기획공연의 첫 번째로 열리게 된, 존 맥러플린의 리멤버 샥티. 인도음악은 평소에 접할 기회도 없었거니와, 존 맥러플린의 음악 역시 평소에 많이 들어보진 않았던지라, 이 공연을 가게 되기까지는 많이 망설였었습니다. 사실, 2005년 PMG(Pat Metheny Group)의 투어가 함께 묶여있는 LG 아트센터의 기획공연 패키지를 구입하면서 이 공연도 가게 된 거였습니다. 공연 가기전에 샥티에 대한 소개글이나 기사를 접하고, 인도 음악에 대해 글도 읽긴 했는데, 직접 들어보지 않고는 정말 감이 안잡히더군요. 리멤버 샥티의 앨범을 사서 들어보기로 하고(자그마치 3만원이나 되는….-.-) 큰맘먹고 주문을 했죠. CD를 배달받고서 포장을 뜯고서 어떤 곡들이 있나 CD케이스 뒷면을 보자마자, ‘허거억~’이란 감탄사와 신음이 나오더군요. 97년 리멤버 샥티의 U.K Tour의 실황앨범은 2CD인데, CD1에는 러닝타임 33분짜리 곡 1개, 18분짜리 1개, 그나마 짧은 7분짜리 곡 1개가 있고, CD2에는 자그마치 65분짜리 곡 1개와 9분짜리 곡 1개가 수록돼 있었습니다. 허허… 이런걸 보고 압박이라고 하나요? ^^

CD를 듣기 전에 샥티의 라인업과 인도의 악기에 대해서도 그림과 글을 찾아보면서 사전지식을 조금 얻었습니다. 이 정도면 음악 듣는게 즐기는게 아니라 거의 공부 수준이 된 것 같네요. ^^ 여러 개의 인도의 전통 악기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따블라(Tabla)라는 것 이 있습니다. 2개의 작은 드럼으로 구성돼있는 따블라는 원래 따블라 바야 라고 하는데, 오른손 아래에 놓여지는 고음을 내는 작은 드럼이 따블라, 왼손 아래에 오는 저음을 내는 드럼이 바야라고 합니다. 두 손바닥과 손가락을 이용해 복잡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악기.
그 다음으로는 칸지라(Kanjira). 칸지라는 탬버린과 비슷한 모양의 악기인데요. 도마뱀 가죽으로 만든 양쪽 면을 손으로 쳐서 깊고 풍부한 소리를 내며, 그 사이에 있는 쇠붙이로 날카로운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므리당감(Mridangam). 므리당감은 길다란 원통형의 북입니다. 따블라를 두 개 합쳐서 이어놓은 듯한 모양인데요. 원통 옆면의 줄을 당겨서 조율하면서 소리를 내는데 낮고 부드러운 소리를 냅니다.
가땀(Ghatam). 가땀은 진흙 항아리입니다. 항아리의 크기에 따라서 그 음이 변하기 때문에 50여종의 다양한 크기가 있다고 합니다. 항아리 벽 외부를 손바닥과 주먹으로 치면서 나는 높은 소리와 그 충격이 항아리안에서 공명되어 나오는 저음의 소리를 적절히 배합하며 연주합니다.

헥헥…공연 후기 하나 쓰는데 무슨 음악수업 리포트 써내는 것 같군요. ^^
화요일 저녁, LG아트센터 로비에는 공연시작이 다가오자 엄청난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렸습니다. 이번에 오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존 맥러플린을 보기 위해서, 그리고 그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샥티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 아마도 최근 몇 년 전부터 월드뮤직 열풍이 불기 시작해서, 이런 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공연 몇일 전에 KBS TV의 음악평론가 송기철씨와 아나운서 강수정이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이 공연 소식을 전해주면서 이번에 오면 정말 언제 올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매표소에서 기념품 받으러 갔다가 표 찾고 있는 송기철씨를 봤네요. ^^

A석 패키지를 예매해서, 좌석은 맨 꼭대기 3층. 그나마 3층 첫 째줄 중앙. 좌석에서 내려다본 무대에는 흰 천이 덮여진 낮고 넓은 단상이 설치돼있었고, 그 위에는 연주될 악기들이 널찍이 거리를 둔 채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무대 왼쪽으로 따블라, 왼편에는 칸지라, 므리당감, 과땀을 비롯한 퍼커션, 그리고 무대 중앙에는 만돌린, 보컬, 기타를 위한 간단한 장비들이 세팅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공연 시작 전부터 신비로운 분위기의 음향이 좌악~깔려져 있었습니다.

8시가 조금 넘어서, 검은색 인도 의상을 입은 존 맥러플린과 샥티의 멤버들이 입장했습니다. 맨발 차림의 멤버들은 무대 위 하얀 단상에 올라가서 자신의 위치에 편안하게 자리했지요. 어깨에 걸친 쇼울을 풀어 무릎 위에 가볍게 덮더군요. 존 맥러플린의 옆에는 노트북이 간단한 음향장비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공연내내 연주를 하면서 곡 분위기에 맞는 음향 효과나 신디사이져 효과를 직접 조절해 나갔습니다. 공연전부터 멤버들이 입장할 때까지 이어졌던 신비로운 분위기의 음향은 첫 번째 연주할 곡의 효과음으로 쓰이더군요. 자키르 후세인이 연주하는 따블라의 리듬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듯, 서서히 시작되어 갔고 비나야까람 셀바가네쉬(V. Selvaganesh, 원년멤버 비쿠 비나야까람의 아들)의 칸지라가 따블라 리듬에 맞춰 화답해가면서 점점 복잡한 리듬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금새 무르익은 복잡한 리듬속으로 존 맥러플린의 기타와 우빠라뿌 스리니바스(U. Srinivas)의 만돌린이, 플랫폼에서 이제 막 출발한 기차를 잡아타듯, 재빠르게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미션 없이 2시간 넘는 공연동안 어느곡을 내가 들어봤고 들어보지 못했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만약에 내가 다 들어본 곡이라고 했더라도, 지금껏 경험했던 어느 음악보다도 훨씬 더 생명력 넘치고, 역동적인…. 멜로디와 리듬이 정말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더군요. 존 맥러플린의 소개를 빌어말하자면 자키르 후세인은 따블라의 마에스트로였고, 칸지라, 므리당감, 과땀을 번갈아 가며 연주하는 비나야까람은 관객들의 이목이 고스란히 빨려들어갈 만한 파워풀함을 과시했지요. 스리니바스의 만돌린은 존 맥러플린과 함께 멜로디를 번갈아가며 연주하고, 불을 뿜는 듯한 기타 연주를 깨작거리며 잘 보듬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보컬을 맡은 샹카 마하데반(Shankar Mahadevan)은 넓은 음역을 드나들며 노래하기 보다는, R&B 가수들의 일명 ‘꺾기’창법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숨이 벅찰 정도의 빠르고 복잡한 타악기 리듬의 궤적을 능수능란하게 쫓아가고, 때때로는 앞서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다른 솔로들의 연주에는 멤버들이 다같이, 흔히 서양음악에서만 듣던 리듬에 비해서는 변칙적인, 타악 리듬에 물결치듯 손을 흔들어가며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면서 음악에 점점 몰입해 가는 것 같더군요. 관객들 중에서도 대다수가 그 박자의 추임새를 조용히 따라하더라구요. 저도 속으로 카운트를 해가면서 박자를 맞춰보려고 했는데, 정말 쉽지가 않았습니다. 조금씩 핀트가 어긋나서 한두박자씩 늦거나 앞서거나 하는데, 오히려 그러면서 흥미가 늘어갔습니다.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앵콜 전에 마지막곡으로 연주했던, 제목은 모르는…(설명을 안해주더군요. -.-), 아마도 그냥 즉흥연주였던 거 같은데… 비나야까람의 칸지라가 장장 20분은 족히 될 정도로 이어지다가, 그 리듬을 다시 자키르 후세인의 따블라가 받아서 역시 장시간동안 미친 듯이 연주하다, 나머지 만돌린, 기타, 보컬이 합세하여 마무리 짓는 연주였습니다. 아~ 정말이지, 광기가 서린 타악기 연주를 한참동안 신경 곤두세워서 듣는 와중에 연주하는 사람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듣는 제가 진이 다 빠지더군요. 숨소리 한번 크게 내지 못할 정도로 템버린 비슷한 악기 하나로 온 객석은 순순히 압도당했습니다. 마지막곡을 마무리하고, 멤버들 모두 공연내용에 만족했는지, 서로 포옹하면서 격려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무대 중앙에서 한번 크게 인사한 뒤에 무대 뒤로 퇴장했는데… 설마 앵콜을 할까 싶었는데, 약간 뜸을 들인 뒤에 다시 나오더군요. ^^ 앵콜곡 역시 따블라와 칸지라 연주가 돋보였는데, 이번에는 마이크를 한손에 나머지 한손은 퍼커션을 때리면서 두 연주자가 알 수 없는 인도어롤 애드립을 해가면서, 쉽게 말해 각자 북치고 장구치고, 화답해가는 퍼포먼스를…. 저게 뭐라고 말하는건가 싶었는데, 뜻이 중요한가요? 그냥 듣고 보고 즐거우면 되는거죠. ^^ 마지막 앵콜곡 역시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여기저기서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인도음악이라는 평소에 접해보지 못했던 아이템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공연이었지만, 존 맥러플린이라는 음악인의 다양한 실험성과 음악과 그 안에 녹아 들어가 있는 철학들… 비록 그 실체와 의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할지라도, 겉보기엔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의 형태가 훌륭하게 융합되어 있는 하나의 걸작을 감상한 느낌이었습니다. 예술의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란, 바로 이런 작품으로서 실현되는게 아닐까요? 역삼역부터 일산까지 오는 지하철안에서 다시 한번 리벰버 샥티의 음반을 들으면서 생각해봤습니다.


왼쪽부터 Zakir Hussain, U.Srinivas, Shankar Mahadevan, V. Selvaganesh, and John Mclaughlin



2005. 02. 03
글 - 윤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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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실황자료(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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