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that I was in there...In Concert


  yocello(2005-02-24 01:28:38, Hit : 2839, Vote :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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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if Ove Andsnes & Norwegian Chamber Orchestra



2월 20일 LG아트센터에서 있었던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Leif Ove Andsnes)와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Norwegian Chamber Orchestra)의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이미 우리나라에도 몇차례의 내한공연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연주자이더군요. 유명한 연주자들의 데뷰공식인 유명한 국제콩쿨 입상경력없이, 이전부터 많은 연주회를 통해 그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안스네스. 현존 최고의 연주자들만을 초청해 공연하는 뉴욕 카네기홀의 Perspectives 시리즈 2004-05시즌에 안스네스 프로젝트(Andsnes Project)라 불리는 연주회를 선보이고 있다고 하네요. 연주활동외에도 노르웨이의 라이저 실내악 페스티벌의 공동음악감독까지 겸하고 있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냉철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는 그의 연주에 왠지 모를 신뢰감까지 더해주는 듯 합니다.

이번 연주회의 프로그램은 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 Op. 40(Grieg Holberg Suite, Op. 40),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18번(Mozart Piano Concerto No. 18 in B flat Major), 바흐 피아노 협주곡 제5번(Bach Keyboard Concerto No. 5 in f minor), 하이든 교향곡 제45번, “고별”(Haydn Symphony No. 45 in f-sharp minor, “Farewell”)이었습니다. 최근 발매된 안스네스와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앨범을 레퍼런스 삼아서 열심히 듣고 공연장에 갔습니다.

일요일 저녁 6시 LG아트센터, 2005년 기획공연 중 클래식장르의 첫 공연, 제게는 올해 처음 보는 클래식 공연이라서 내심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노르웨이 대사관에서 후원을 해주는 연주회라서 그런지, 공연장 로비에서 보이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스칸디나비아 동네쪽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다들 키도 크고, 어깨도 떠억 벌어진 모습들, 바이킹처럼 보이는 인상들하며… 베이스 전승현, 조르디 사발, 스티브 라이허의 공연을 묶은 클래식 패키지 티켓을 구입했는데, 좌석은 아무래도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제일 싼 A석으로 정했었지요. 좌석이 죄다 3층이라서 엘리베이트 없는 3층까지 걸어올라가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고, 클래식 연주를 3층에서 듣기 때문에 음향에 대한 기대는 일찌감치 포기해버렸답니다. 아쉽게도….

6시 10분 정도 됐을 때 무대 왼쪽으로부터 NCO의 멤버들이 하나둘 입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은색으로 드레스 코드를 통일했는데, 여자 단원들은 검은색 상의에 빨간색 꽃모양 장식을 달고 있어서 유난히 눈에 띄더군요. 자리에 앉아 잠시 튜닝을 한후, 곧바로 첫번째 순서인 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이 연주됐습니다. 노르웨이의 위대한 음악가 그리그가 홀베르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며 만든 곡이라고 하는데요. 활기찬 주제와 리듬이 듣기 좋더군요. 노르웨이 사람들이 연주하는 노르웨이 음악가의 곡이라서 그런지, 홀베르그 모음곡이 연주되는 동안, 예전에 여행가봤던 덴마크, 스칸디나비아 북해의 풍경을 머리속에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머리속에 그려지는 풍경과 이미지가 음악이랑 잘 어울릴 수 있도록 ^^ NCO의 연주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이 느껴졌습니다. 과도한 표현이나 강조하는 모습보다는 전체적으로 짜임새있고 무게감이 연주내내 고르게 잘 퍼져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홀베르그 모음곡이 끝나고 무대옆에 있던 피아노가 중앙으로 자리잡고 난 뒤, 안스네스가 등장했습니다. 관객들의 엄청난 박수가 터져나왔지요. 모두 안스네스의 연주를 애타게 기다린 듯 하더군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8번을 직접 지휘하면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18세기의 연주양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서 피아노의 뚜껑도 열어버리고, 관객석을 등진채로 연주를 시작했는데, 피아니스트의 시선이 관객석의 시선의 연장선상에 있다보니 직접 내 자신이 오케스트라와 마주보고 있는 듯한 짜릿한 착각이 들기도…^^ 1악장의 시작부분, 사뿐사뿐 첫번째 주제가 흐르고, 이어서 관악기들이 함께 멜로디를 이끌어나가다가, 피아노가 전개해나가는 형식. 이날 안스네스의 연주는 이어진 바흐 피아노 협주곡에서도 그랬지만 균형미가 두드러졌던 것 같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피아노가 약간 묻혀진게 아닌가하는 느낌도 들긴 했는데, 아무래도 전기음향의 도움없이 3층객석에 듣고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더군요. 이미 홀베르그 모음곡에서 NCO의 연주에 적잖이 흥분된 상태라서 그랬는지, 훌륭했던 안스네스의 연주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듯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참 여유있게 연주하는 듯한 모습,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느끼게 하는 연주,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에 상대적인 가벼움마저 느껴지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모차르트 협주곡을 마치고 터져나온 박수, 공연의 막바지가 벌써 왔나 싶을 정도로 열광하는 관객들. 2~3번의 커트콜 후에 인터미션.

2부 첫번째 순서로는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5번. 바흐가 남긴 13곡의 협주곡 대부분은 자작 또는 다른 작품의 편곡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편곡자체에 흥미를 느껴서일수도 있지만 새로운 작곡에 소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하네요. 이 작품은 처음 들어보는 연주였지만, 2악장 라르고는 친숙한 바흐의 칸타타 중 신포니아 BWV 156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일품이었습니다. 현악기의 피치카토 사이에서 차분히 스며나오는 피아노소리가 무척 감미롭더군요. 짧은 길이의 악장이라 그 연주가 조금만 더 지속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구요. 멈추지 않고 곧바로 리드미컬한 3악장으로 이어지는 탓에 넋놓고 지그시 눈감은 채로 연주를 감상하다가 흠칫 놀랐습니다. --a 연주가 끝나고 2~3번의 커튼콜 뒤에 마지막 연주프로그램은 피아노 협연이 없는 관계로 곧바로 안스네스의 앵콜이 이어졌습니다. 첫번째 곡은 뭐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요. NCO와 협연으로 연주했고, 몽환적인 느낌의 두번째 앵콜곡은 몸푸의 ‘노래와 춤’ 제1번 이라고 하더군요. 에릭 사티가 연상되는 흐릿하고 몽롱한 느낌의 선율이었습니다. 2곡의 앵콜이 끝나고도 3번 정도의 커튼콜이 이어졌습니다.

안스네스가 퇴장하고 마지막 순서로 NCO의 하이든 교향곡 제45번 “고별”이 연주됐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날 공연의 하일라이트로 꼽고 싶습니다. 힘차고 강렬한 1악장에서부터 쓸쓸히 끝을 맺는 마지막 악장까지… 특히 두분으로 구성된 마지막 4악장은 빠른 템포로 시작하는 전반부에 이어 아다지오로 느리게 연주되는 종반부로 들어가는데… 종반부에서는 주제 멜로디가 반복되면서 자신의 연주를 마친 단원들은 따로따로 무대뒤로 퇴장했습니다. “고별”교향곡이 만들어진 에피소드를 재현하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는데, 현악기 일부분 파트, 관악기, 다시 현악기 일부분, 이렇게 각자의 맡은 파트에 따라서 연주가 끝난 뒤 자신의 보면대의 라이트조명을 끄고 연주가 계속되는 동안 조용히 퇴장해 가는 모습, 그리고 단원들이 하나둘 퇴장해감에 따라 서서히 어두워지는 무대조명. 마지막 무대에는 바이얼린 연주자 두명만이 남아서 쓸쓸히 연주를 이어갔고, 조명은 희미하게만 남아서 이들의 연주를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어둠속에서 바이얼린의 마지막 선율이 사라지자 아주 잠시동안 공연장은 침묵에 휩싸였었고, 그 짧은 순간이나마 그 공간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정지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훌륭한 연주와 원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인상적으로 재현해내는 퍼포먼스까지… 정말 멋진 무대였습니다. 악장의 커튼콜이 몇번 이어지고나서 앵콜곡으로 그리그의 작품을 두 곡 이어졌습니다.

안스네스의 연주에 초점을 맞추고 간 공연이었지만,(안스네스의 훌륭한 연주도 좋았었고)오히려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의 짜임새 있고 역동적인 모습,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주들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주의 마지막 한음이 사라지는 동안의 여운을 잘 지켜주는 관객들의 매너도 좋아보였구요. 그리그, 안스네스와 NCO…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워할만한 노르웨이의 문화적 자산인 것 같습니다. ^^

*하이든의 “고별”교향곡에 얽힌 에피소드
이곡은 하이든이 그당시 섬기던 에스테르하지 니콜라우스 공의 성에서 쓰여졌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에스테르하지 성은 악단원들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을만큼 넓은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단원들은 성에서의 체재기간동안 매우 불편해했다고 합니다. 단원들은 이런 불편한 생활의 개선을 하이든에게 부탁했고, 단원들의 고충을 알게 된 하이든은 마지막 악장에서 단원이 연주를 끝내고 한명씩 보면대의 촛불을 끄면서 퇴장하고, 결국 몇 명만 남아서 쓸쓸하게 연주하는 교향곡을 만들어서 단원들의 마음을 표현해보고자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연으로 “고별”교향곡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고, 에스테르하지 공은 교향곡에 숨겨진 사연을 알고 모든 단원들에게 휴가를 내렸다고 전해집니다.

글 - 윤성완
2005. 02. 23


Now Playing... Haydn Symphony No.45 In F Sharp Minor 'Farewell' : Finale - Presto, Adagio

공연실황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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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LG 아트센터(http://lg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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