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that I was in there...In Concert


  yocello(2005-03-14 18:34:23, Hit : 3389, Vote :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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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비스펠베이(Pieter Wispelwey) 브람스 소나타 리싸이틀


2005년 3월 11일(금) 호암아트홀에서 있었던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Pieter Wispelwey)의 리싸이틀에 다녀왔습니다.

네덜랜드 출신의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는 고전과 현대음악 작품들을 넘다들며 전세계에서 지속적인 연주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수차례에 걸처 연주회를 가졌었기 때문에 한국의 클래식 팬들에게도 그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겁니다.

비스펠베이의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은 특별하게 브람스의 작품들로만 준비가 되었습니다. 바이얼린 소나타 1번(첼로를 위한 편곡), 첼로 소나타 1번, 2번. 평소에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를 종종 듣던 터라, 브람스의 작품들이 연주될 이번 연주회가 매우 기대됐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비스펠베이가 작년말에 런던의 한 경매장에서 최고가로 구입했다던 1760년산 과다니니, 그 명기의 소리는 과연 어떨지… 그에 대한 기대 역시 부풀어오른 상태였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금요일 저녁, 매진을 기록했다는 기획사의 홍보문구가 사실임을 보여주듯, 관객석은 빈좌석이 안보일 정도로 사람들로 빼곡했습니다. 제 자리는 무대를 바라보고 4번째줄의 오른쪽으로 치우친 좌석이었는데, 첼리스트의 지판운지를 곧바로 볼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8시가 되자, 무대 왼쪽으로부터 비스펠베이와 이날 함께 연주할 피아니스트 데얀 라지치(Dejan Lazic)가 입장했습니다.

첫번째 순서였던 바이얼린 소나타 1번. 바이얼린으로 연주한 원곡이 첼로를 위한 편곡으로 연주되는  느낌아 과연 어떨까 싶었는데… 첼로라는 악기 특유의 굵직하고 부드러운 소리와 표현으로 색다른 느낌을 기대했었으나, 이상하리만큼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과다니니에 대한 기대가 컸었기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그 명기는 첫번째 연주곡 내내 시종일관 먹먹하고 답답한 소리를 뽑아내는데..  오랜만에 호암아트홀에서 하는 연주를 들어서 그런지… 뭔가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두번째 곡이었던 첼로 소나타 2번. 이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첼로소리가 부드러워지고, 제가 원했던 정도는 아니었지만, 고음역에서도 시원한 소리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곡이었던 바이얼린 소나타에서는 첼로의 제일 낮은 현까지 사용하는 일이 드물어서, 첼로의 깊은 소리를 들을 수 없었는데, 첼로 소나타 2번부터는 간간히 낮은현의 울림이 터져나오기도 했구요. 과다니니에 대한 비스펠베이의 인터뷰 기사에서처럼 그가 사용하는 과다니니의 소리는 조금더 풍부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것 같았습니다. 허나, 고음에서는 상냥한 소리를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얘기에는 쉽게 동감이 가질 않았었는데, 로우패스필터를 단 것마냥 고음부에서도 날카로운 현의 울림을 억지로 꾹꾹 눌러내리고 있는 듯한 부자연스러움이 종종 느껴지곤 했었죠. 아마도 비스펠베이가 말한 고음에서의 상냥함이 제 귀에는 자연스럽지 못하게 들렸나 봅니다. ^^ 비스펠베이의 연주는 화려한 기교를 내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듣기만 해도 그 어려운 곡을 편안하게 연주해가는 모습이 보기는 좋았는데, 임팩트가 다소 부족한 듯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브람스 첼로 소나타에서 느껴지는 피아노와 첼로의 유기적인 구성, 즉 멜로디를 내는 첼로가 베이스를 맡을 때 피아노의 양손이 동시에 소프라노를 구성하고, 다시 성부를 되바꿔가는 연주는 지루할 틈 없이 내내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들었답니다. 3악장의 알레그로가 끝나면서 관객석에서 실수로 박수가 잠시 터져나왔지만, 금새 4악장으로 넘어가서 하마터면 분위기 다 깨질 뻔 했지요 --a

인터미션 후, 기다리던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 평소에 즐겨 듣는 첼로 소나타이기도 하고, 왠지 브람스하면 첼로의 중저음에서 스며나오는 심오한 기운이 떠오르기도 했기 때문이었을까? 이날 연주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1악장부터 살며시 무거운 음표 하나를 조심스럽게 내보내듯이 흘러나오는 멜로디와 조심스럽게 그 옆을 나란히 걸어가는 듯한 피아노 소리. 중반이후부터 그 조용함은 사라지고 거친느낌의 고음역의 멜로디가 터져나오는데, 흐느껴 우는 듯한 현의 울림이 초반부와 대조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아다지오 없이 3악장으로 구성된 소나타 1번은 왠지 아쉽기도 했지만, 브람스의 작곡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브람스는 첼로 소나타를 단 두 작품밖에 남기지 않았는데, 훗날 첼로를 위한 대곡을 더 많이 쓰지 않았던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합니다. 훗날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역시 아쉬울 따름이죠.

3번의 커트콜 후에, 앵콜곡으로는 포레의 ‘꿈을 꾼 후에’가 연주됐습니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울리는 아름다운 멜로디 속에는 신비로움과 아늑함이 담겨져 있는 듯, 꿈을 꾸는 것만 같더라구요. @.@ 과다니니의 소리에 약간 실망했었던 1부 프로그램들보다 앵콜로 연주된 포레의 곡이 훨씬 더 인상깊게 느껴졌습니다. ^^

화려하고 테크니컬한 연주가 아니라서 겉으로 보이는 특색을 조목조목 찾기는 힘들었었지만, 평소에 좋아하던 브람스 첼로 소나타를 실제로 들을 수 있었었고, 묵직한 첼로의 울림이 역시나 내 속에는 아직도 남아있음을 느껴졌습니다. 그 울림이 부디 사라지지 말기를….다시 첼로를 잡는 그날까지~!!

2005. 03. 14
글 – 윤성완


Now Playing... Brahms Cello Sonata In F Major, Op.99: IV. Allegro Molto
cello: Yo-Yo Ma, piano: Emanuel Ax



페코 (2005-03-15 08:25:06)  
지금 흐르는 이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집에가서 들어야지
yocello (2005-03-15 10:42:47)  
아~ 회사에서는 못듣는거야?
집에가서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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